배터리 생산만 깨끗하게 해선 부족…수명·크기 조정이 배출 저감 관건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용 배터리 공급망을 추적한 국제 공동연구가 생산 공정 개선만으로는 수요 증가에 따른 배출을 막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배터리 크기와 교체 주기를 바꾸는 시나리오의 추가 감축량을 제시했다.

멜버른대 등이 참여한 연구진이 16일 학술지 《원 어스》에 발표한 분석에서 전기차와 에너지저장장치용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망의 온실가스 배출량은 생산 공정을 개선해도 2050년까지 크게 늘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배터리 크기를 적정화하고 사용 기간을 늘리는 조치가 제조 단계의 감축을 보완한다고 봤다.
연구는 배터리 재료 생산부터 부품·셀 제조와 폐기 단계까지의 물질 흐름을 생애주기 평가와 결합했다. 중국·유럽·미국·나머지 지역을 나눠 2024~2050년 배출 경로를 계산했으며 전기차 승용차·승합차·버스·트럭과 고정형 저장장치를 포함했다. 휴대전화 등 소비자 전자제품과 배터리 사용 중의 배출은 계산 범위에서 뺐다.
생산 공정 개선 뒤에도 남는 배출
논문은 2024년 세계 공급망 배출을 이산화탄소 환산 1억500만 톤으로 추정했다. 전력망의 탈탄소화 등을 반영한 기준 시나리오에서도 연간 배출량은 2050년 11억~14억 톤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배출의 관측값이 아니라 전기차 보급과 생산 지역 변화 등 여러 가정에 따른 전망치다.
재생전력 확대, 배터리 화학 조성 변화와 재활용 같은 공급 측 조치를 강화하면 2024~2050년 누적 배출을 기준 시나리오보다 35억~47억 톤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다만 각 기술의 적용 속도와 감축 효과에는 한계가 있어 공급 측 조치만으로 배터리 보급 증가를 상쇄하지 못한다는 게 논문의 결론이다.
크기와 교체 주기를 함께 따진 이유
연구진은 배터리 용량을 필요한 수준에 맞추고 수명을 늘리며 공유 이동수단의 이용률을 높이는 수요 측 시나리오도 시험했다. 이 조치를 공급 측 개선과 결합할 경우 추가로 60억~72억 톤의 누적 배출을 피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각각의 숫자는 모델의 대안 시나리오 결과로, 개별 운전자가 배터리를 작게 바꾸면 그만큼 감축된다는 뜻은 아니다.
앞서 별도 연구진이 2025년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발표한 산업 규모 재활용 분석은 폐배터리에서 재료를 회수하는 과정의 온실가스 배출이 쓰는 전력원에 따라 최대 다섯 배 달라질 수 있다고 보고했다. 재활용 자체만이 아니라 생산·처리 과정의 전력 구성도 따져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의 공급 측 가정과 맞닿는다. 다만 두 연구의 대상과 배출 계산 경계는 달라 감축량을 직접 비교할 수 없다.
이번 추정은 미래 보급 속도, 전력의 탈탄소화, 배터리 수명과 재활용률에 영향을 받는다. 제조 지역이 바뀐다는 가정도 실제 산업 재편을 보장하지 않는다. 수요 억제가 전기차 전환 전체의 기후 효과를 얼마나 바꿀지까지 이 공급망 분석만으로 판단할 수는 없다.
대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 데이마크
원문: https://www.cell.com/one-earth/fulltext/S2590-3322(26)00264-2
독립 참고 연구: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5-56063-x
기관 설명: https://phys.org/news/2026-10-wider-approach-mitigate-rechargeable-battery.html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