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 화학상에 카간·소아이…분자가 한쪽 ‘거울상’을 고르는 원리 밝혀
카간은 촉매의 작은 비대칭이 결과물에서 커질 수 있음을, 소아이는 생성물이 반응을 다시 촉진해 한쪽 거울상 분자가 늘어나는 현상을 보였다. 생명의 기원 자체를 증명한 것은 아니다.

스웨덴 왕립과학원은 7일(현지시간) 2026년 노벨 화학상 수상자로 앙리 B. 카간과 겐소 소아이를 선정했다. 두 사람은 비대칭 유기합성에서 나타나는 비선형 효과와 자기촉매 반응을 발견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화학상 발표 자료에 따르면 두 수상자는 상금 1200만 스웨덴크로나를 절반씩 나눈다. 카간은 프랑스 파리쉬드대 명예교수, 소아이는 일본 도쿄이과대 명예교수다.
작은 차이가 커지는 반응
거울에 비춘 듯 모양이 대응하지만 서로 포개지지 않는 두 분자를 ‘거울상 이성질체’라고 한다. 생명체의 단백질에 쓰이는 아미노산은 주로 한쪽 형태로 치우쳐 있다. 화학에서는 이런 한쪽 방향의 선호를 호모카이랄성이라고 부른다.
카간은 1986년 촉매에 들어간 두 거울상 형태의 비율과 반응 결과물의 비율이 단순히 일대일로 대응하지 않는 비선형 효과를 보고했다. 과학원은 이 발견으로 한쪽 형태가 예상보다 많이 생성될 수 있음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소아이는 한 걸음 더 나아가 만들어진 물질이 같은 반응을 촉진하며 한쪽 형태를 늘리는 자기촉매 반응을 연구했다. 과학원 자료는 1995년 관련 핵심 논문이 나왔고 2003년에는 두 거울상 중 한쪽만 생성되는 반응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미국화학회가 발행하는 C&EN은 이 과정에서 처음의 작은 비대칭이 증폭된다고 설명했다.
생명의 기원 증명과는 구분
이번 수상 업적은 실험실에서 분자 한쪽의 비율을 높이거나 선택적으로 합성하는 원리를 보여준다. 다만 지구 초기 생명체에서 같은 과정이 일어났다고 증명한 것은 아니다. C&EN도 생명이 처음 한쪽 형태를 선호하게 된 정확한 경로는 여전히 미해결 문제라고 짚었다.
거울상 분자의 구분은 의약품에 쓰이는 분자를 설계할 때도 필요하다. 두 형태가 생체에서 똑같이 작용한다고 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수상 연구의 의의는 특정 신약의 효능 입증이 아니라 반응의 선택성을 이해하고 조절하는 데 있다.
출처: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 화학상 발표(2026년 10월 7일) https://www.nobelprize.org/prizes/chemistry/2026/press-release/
독립 확인: 미국화학회 C&EN, Brianna Barbu(2026년 10월 7일) https://cen.acs.org/people/nobel-prize/chemistry-nobel-chirality-kagan-soai/104/web/2026/10
대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 데이마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