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화구리 스핀파 에너지 이동, X선으로 시간대별 추적…소자 구현은 아직

스위스 폴셰러연구소가 산화구리에서 빛으로 만든 스핀파와 격자 진동의 에너지 교환을 시간대별로 관찰했다고 19일 밝혔다. 기초 실험 결과로 실제 정보처리 소자의 성능을 입증한 것은 아니다.

탁자 위 짙은 갈색 사각 시료와 그 뒤로 퍼지는 희미한 빛의 물결을 표현한 일러스트
탁자 위 짙은 갈색 사각 시료와 그 뒤로 퍼지는 희미한 빛의 물결을 표현한 일러스트.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입니다.

스위스 폴셰러연구소(PSI)가 산화구리에서 빛을 쬐어 만든 스핀파의 변화를 여러 X선 측정법으로 추적한 연구 결과를 19일 공개했다. 스핀파가 결정 격자에 에너지를 넘기는 과정이 앞선 변화보다 훨씬 느리게 진행된다는 점을 관찰했다. 원논문은 9월 29일 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에 실렸다.

빠르게 생기고 느리게 사라진 스핀파

연구진이 살핀 물질은 반강자성체인 산화구리(CuO)다. 매우 짧은 광학 레이저 펄스로 시료를 자극한 뒤 X선 펄스를 시간차를 두고 쏘아 상태를 읽었다. 스위스 SwissFEL과 프랑스 ESRF에서 얻은 서로 다른 X선 측정값을 양자운동학 모의계산과 함께 분석했다.

논문에 따르면 레이저가 전자를 들뜨게 하자 스핀 배열이 펨토초 범위에서 흐트러지며 마그논이 생성됐다. 마그논은 전자 스핀의 집단적 진동을 입자처럼 기술한 것이다. 생성된 마그논의 분포는 피코초 범위에서 재편됐고, 결정 격자의 진동인 포논으로 에너지가 넘어가며 회복되는 과정은 나노초 범위까지 이어졌다.

핵심은 자기적 들뜸과 격자 진동이 곧바로 같은 속도로 반응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연구진은 마그논과 포논이 갖는 에너지·운동량 관계의 차이가 에너지 전달을 제한하는 경로를 만들었다고 해석했다. 측정된 시간 흐름과 모의계산은 대체로 맞았지만, 논문이 다룬 것은 특정 산화구리 시료의 광여기 실험이다.

스핀 정보처리의 설계 단서, 성능 검증은 별개

스핀파는 전하의 이동 대신 자성의 집단적 변화를 이용해 정보를 전달하려는 스핀트로닉스 연구에서 관심을 받는다. 스핀파가 격자에 에너지를 넘기기 전의 시간을 파악하면 재료의 동역학을 설계하는 데 단서가 될 수 있다.

다만 이번 연구는 반강자성 물질 속 에너지 흐름을 해석한 기초 실험이다. 스핀파를 이용한 회로를 만들거나 기존 반도체보다 전력을 적게 쓴다는 사실을 검증한 결과는 아니다. 다른 물질과 실제 작동 환경에서 같은 시간 특성이 나타나는지도 별도로 확인해야 한다.

대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 데이마크

자료: PSI(2026년 10월 19일) https://www.psi.ch/en/news/media-releases/x-rays-show-how-quasiparticles-interact-in-solids

원논문: Arnau Romaguera 외, 《Nature Communications》(2026년 9월 29일) https://www.nature.com/articles/s41467-026-7796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