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앞둔 어린이 80명, VR 체험 뒤 불안 점수 하락…대조군 없어 효과 단정 못 해

미국 어린이병원의 수술 전 가상현실 체험에서 참여 아동의 괴로움·두려움 점수가 낮아졌다. 비교집단이 없는 전후 관찰이어서 기기 자체의 효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창가 옆 탁자 위에 놓인 가상현실 헤드셋과 접힌 담요, 토끼 인형
창가 옆 탁자 위에 놓인 가상현실 헤드셋과 접힌 담요, 토끼 인형. 사진은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자료 이미지입니다.

미국 버지니아주의 한 어린이병원에서 수술을 기다리던 아동 80명이 가상현실(VR) 기기를 사용한 뒤 스스로 매긴 괴로움과 두려움 점수가 낮아졌다. 연구진이 5일 《PLOS Digital Health》에 발표한 결과다. 다만 기기를 사용하지 않은 비교집단이 없어 점수 변화가 VR 때문인지는 확인하지 못했다.

체험 전후 변화, 비교집단은 없어

연구진은 2023년 10월부터 2024년 6월까지 선택 수술을 앞둔 6~15세 아동에게 가상 공간을 보여주고, 사용 전과 직후의 응답과 생체 지표를 비교했다. 병동의 업무 흐름에 맞춰 프로그램을 조정한 질 개선 사업의 자료를 나중에 분석했다. 무작위 임상시험은 아니다.

0~10점 괴로움 척도의 중앙값은 사용 전 3점에서 직후 1점으로, 0~4점 두려움 척도는 1점에서 0점으로 내려갔다. 심박수는 평균 분당 5.8회, 수축기 혈압은 평균 4.1㎜Hg 낮아졌다. 이는 같은 아이의 체험 전후 차이이지, VR과 통상 진료의 효과 차이가 아니다.

연구진은 아동 80명 중 3명에게 경미한 이상 반응이 있었다고 보고했다. 아이들이 다시 이용할 의향을 보인 비율은 91%였다. 참여자는 기기를 안전하게 착용하고 질문에 답할 수 있는 아동으로 한정돼, 모든 연령과 수술에 곧장 적용할 수 없다.

기존 무작위시험과도 구분해야

독립된 연구진이 2025년 발표한 무작위시험 12건의 메타분석에서는 수술 전 VR을 사용한 집단의 불안 척도 점수가 통상 진료 집단보다 낮았다. 다만 불안 지표의 근거 확실성은 낮게 평가됐고, 마취에서 깨어날 때의 섬망에는 통계적으로 뚜렷한 차이가 없었다. 이번 병동 사례는 기존 시험과 달리 VR 없이 기다린 아동을 함께 관찰하지 않았다.

기다리는 동안 환경에 익숙해지거나 의료진의 관심을 받은 영향도 배제할 수 없다. 연구진은 실제 진료 현장에 VR을 도입할 수 있는지를 살핀 자료로 해석하면서, 효과를 판별하려면 비교집단을 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국 의료기관의 수술 전 관리 지침을 바꾸거나 진정제를 대신하라는 근거는 아니다.

대표 이미지: AI 생성 이미지 / 데이마크

원문: https://journals.plos.org/digitalhealth/article?id=10.1371/journal.pdig.0001219
독립 확인: https://onlinelibrary.wiley.com/doi/10.1111/pan.70016
발표 자료: https://www.eurekalert.org/news-releases/11493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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